어제 SNS에서 우연히 양육비 미지급하고 있는 부모의 신상공개 사이트를 보았습니다.
그 사이트는 '배드 파더스'라고 해서 양육비 미지급 부모들을 압박하기 위하여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지 않은 부모의 얼굴, 직장, 이름, 주소 등이 게시되어 있는 사이트였습니다. 당사자도 물론 충격이었겠지만 그 많은 부모들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호위호식함에 있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저도 들은 것이지만 아무리 법원에서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려도 안 주면 그만이고 월급이 나와도 통장 다른 곳으로 받으면 그만이라는 얘기에 분개하였고 받으려면 민사로 넘어가야한다기에 그 끝나지 않는 싸움을 시작도 안하고 포기하는 양육자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 배드 파더스라는 사이트를 만든 사람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또 당사자들은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했나봅니다.
뉴스 내용을 보자면,
'배드 파더스' 운영진은 양육비 미지급 부모들을 압박하기 위해 부모들의 사진과 이름, 주소 등을 공개해 이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운영진 구본창 씨에 대해 이뤄진 국민참여재판에서 7명의 배심원 전원이 무죄 평결을 내린 의견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사회 관심 대상으로 떠올라 해결 방안이 강구되는 상황"이라며, 구 씨의 행위가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해 고통받는 부모가 많다는 상황을 알리고, 지급을 촉구하려는 목적이 있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구 씨도 이번 판결이 양육비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육비 미지급 부모들의 정보를 공개하면서 대가를 챙겼거나 악의적으로 비하하는 것이 아닌 있는 사실대로 내보내었고 양육비 피해자들이 조금 더 용감하게 아이들을 위해 용기를 낼 수 있게 공익적인 차원에서 했다는 것에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양육비 미지급 소송추심을 돕는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따르면 2015년 3월 25일부터 2018년 11월 30일까지 양육비이행의무가 확정된 1만1200건 중 실제 이행은 3,562건(약 31%)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결국 양육비 미지급률이 70%에 육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배드파더스'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약 8개월간 116건의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좀 논쟁이 붙은 것이
'왜 이름이 배드파더스인 것인가?'
였습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엄마도 있을텐데 왜 파더스라고 해서 남성들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드파더스' 사이트를 접속하면 성별 구분 없이 양육비 미지급자가 모두 신상 공개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비율 상 국내 양육비 미지급 아빠들이 87명, 엄마들이 15명이라는 숫자에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배드파더스의 시작은 영국 BBC 인터뷰에 따르면 2016년 구씨가 개설한 코피노 아버지 신상공개 블로그였습니다.
영어강사 출신인 그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필리핀에 갔다가 우연히 '코피노'(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 태어난 자녀) 어머니들의 현실이 비참한 것을 목격하고 나서 이 것이 모두 코피노 아빠들인 한국 남성들이 양육의 책임도 지지 않고 특히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이 것이 확장되어 '배드파더스'로 이어진 것입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코피노 아빠들까지 합치면 양육비 미지급 아빠들은 101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양육비 피해자의 80%는 엄마들이어서 피해자 다수가 여성이기에 이를 초점에 맞춰 '배드파더스'라고 사이트 이름을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받기 힘든 구조로 되어있는데 국가가 움직이지 않으면 공적인 영역에서 양육비 미지급 해결은 불가능합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34개국 중 12개국이 양육비 미지급을 형사 범죄로 다루고 있고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은 양육비 미지급자에게 여권 및 각종 면허 발급 거부 등 생활과 직결되는 실질적 불이익을 준다고 하고 노르웨이는 은행 계좌와 부동산 등을 압류해 국가 차원에서 양육비를 회수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법적 처리가 당연한 것이 양육비라는 것은 아이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양육비를 미지급하고 있는 부모들 또한 본인의 생활이 불편하고 힘들어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복덩이를 보면 무한하고 막중한 책임감이 드는데 어찌 부모가 자기 자식을 나몰라라 할 수 있는지 참 의문입니다.
'배드파더스' 사이트 변호인단과 양육비해결총연합회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양육비 미지급한 부모 명단을 공개, 형사 처벌하는 법률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고 특별한 사유 없는 양육비 미지급 한 부모에게는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조치 등을 내려야 하며 국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그 비용을 이들에게 회수하는 방향으로 양육비 대지급제를 확대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태를 보면서 미혼모, 특히 미성년자 미혼모를 보호하고 아이의 친부에게 책임을 국가가 나서서 지게끔 하는 방안도 같이 검토되었음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부디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들이 모두 양육비를 받아 아이가 올바르고 건강히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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